사회심리학 : 개입

공개적 개입이 사회적 이미지뿐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자아상)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영향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전에 신중해지며 자아상을 지키려 하는 경향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 자아상의 어떤 측면을 보호하기로 선택할지는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도이치와 제라드의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동조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비공개로 판단한 내용보다 공개적으로 판단한 내용을 밀고 나가는 경향이 높습니다.

하지만 한 연구에서는 공개적 상황에서 특히 남성이 동조 행동을 꺼린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판단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는 정도가 남녀 참가자가 거의 같았지만, 공개적으로 판단하는 상황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집단 의견에 동조하는 비율이 낮았던 것입니다.

왜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공개적으로 동조하기를 꺼릴까요? 연구자들은 남성들의 동조하지 않는 행동이 어쩌면 더 높은 단계의 동조를 나타냈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즉 ,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는 대신 거의 모든 남성의 정체성에 사회화된 독립적 이미지에 동조헀다는 것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선거 조사에 따르면 남성들은 자신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무당파적 정치 성향을 지녔다고 밝히는 경향이 여성에 비해 훨씬 높았습니다.

동조하지 않는 성향을 드러내는 남성은 자신이 자립적인 사람, 따르기보다 이끄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누구에게 이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까요?

이 메시지는 타인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보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일련의 연구에서 여성들이 집단 구성원과 연결해주는 요소를 바탕으로 자존감을 형성하는 경향이 높은 반면, 남성들은 독특하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게 해주는 요소를 바탕으로 자존감을 형성한다는 점이 밝혀 졌습니다.

이렇듯 공개적 선언이 자아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에, 남성들은 계속 독립적인 사람처럼 보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사람들 앞에서 동조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로이 바우마이스터와 크리스틴 소머는 이 현상에 대해 조금 다른 시작을 제안하였습니다.

즉 , 남성들이 공개적 상황에서 동조하지 않으려는 동기는 집단에서 벗어나 독립적 상태를 유지하려는 욕구가 아니라 집단에 소속되려는 욕구에서 발생한다는 견해입니다.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단에 받아들여지고 싶은 마음은 남녀 모두에게 있지만, 여성들이 긴밀하게 협조하는 관계에 받아들여지고 싶어 하는 반면, 남성들은 지도자가 될 잠재력을 드러내거나 독특한 능력을 내보임으로써 집단에 받아들여지고 싶어합니다.

결국 지도자도 중요한 사람으로서 집단 구성원들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남녀 모두 집단에 받아들여지고 자아상을 확인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사회의 영향력과 관련된 기본적 목표는 그리 다르지 않지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선택하는 경로가 성별에 따라 다릅니다.

여러분들은 스티브 하산이 평범한 대학생에서 문 목사의 열렬한 추종자로 한순간에 탈바꿈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해하고 계실 것입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하산이 통일교에 입문할 때와 마찬가지로 신속히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도 알 수 있으리라고 장담합니다.

두 이유가 같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들은 동조, 순종, 복종으로 몰아넣는 사회적 영향력의 원리 입니다.

사람들은 이것 때문에 특정 후보에게 투표를 하고, 물건을 사고, 기부금을 내기도 합니다.

스티브 하산의 사례에서 이 원리들은 그가 두번이나 인생에서 극적인 변화를 겪게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산 역시 중요한 변화를 겪으면서 옳은 선택을 하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였습니다.

통일교 조직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옳은 판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두 원천인 권위와 동료를 통해 정보를 제공해 하산을 끌어 들였습니다.

권위자는 새로운 메시아라는 문 목사와 집단에서 교사 역할을 맡은 간부들이었고, 동료는 하산과 비슷하게 세상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교단의 목적에 헌신하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이 동료들 사이에서는 행동의 옳고,그름에 대한 합의가 절대적이었습니다.

또한 하산은 이러한 합의를 해칠 수 있는 집단 외부 사람들과 연락을 끊도록 종용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단의 의견과 규범은 저항하기 어려운 현실감을 형성하게 했습니다.

하산이 통일교 조직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움을 받을 때 재교육자들 역시 이와 똑같은 사회적 영향력의 원리를 이용했습니다.

자신들을 당면한 문제의 전문가이자 교육자라고 설명하고, 통일교의 교리, 원동력, 기만적 수법과 관련된 난해한 지식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하산과 똑같이 전도와 설득의 대상이 되었던 이야기도 해주었고, 통일교 단체를 벗어나겠다는 결심이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에 다 같이 적극 공감하기도 하면서 자신들도 하산과 비슷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닷새 동안 하산을 외딴 아파트에 머물게 하며 통일교 조직에서 몸을 피하게 함으로써 기존에 속했던 준거집단에서 떼어 놓기도 하였습니다.

통일교에서는 하산을 전도해 끌어들이고 신자로 보유하는 과정에서 하산이 집단의 바람에 순응해 사회적 승인 얻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하산은 함께 어울리고 싶은 만큼 매력적인 젊은이들이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참석한 채 신자 모집 강습회에서는 엄청난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이후 완전히 자격을 갖춘 신자가 되자 사회적 승인을 얻을 곳은 같은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뿐이었습니다.

물론 그나마도 집단의 목적에 기여하는 행동을 했을 때만 승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재교육 과정도 이와 마찬가지로 진행되었습니다.

하산은 재교육자들의 넘치는 인간적 매력에 금세 감명받았고 그들을 따뜻하고 다정하고 영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묘사 했습니다.

또한 그 들이 보여준 공감과 존중 어린 관심에 만족했습니다.

아파트에 격리되어 있는 동안에도 사회적 승인을 얻을 방법은 재교육자들의 목적에 맞게 반응을 보이는 것뿐이 었습니다.

하산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집단으로 끌어들이려 할 때 통일교 신자들은 교단에 들어오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내적 개입과 헌신을 할 수 있다고 설득하면서, 하산이 교단의 영향력에 순종함으로써 자아상 관리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재교육자들도 같은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유일한 차이는 통일교 조직을 벗어나는 것이 자아상 관리라를 목표를 달성하는 길임을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입니다.

재교육자들은 하산이 정직함, 가족, 자유라는 깊은 내면의 가치와 접촉하도록 압박을 가했습니다.

이것은 모두 통일교 조직에서의 경험과 공존할 수 없는 가치 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산은 통일교에서 자신을 속이고 유해한 환경에 가두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은 후 사회 복지에 헌신하는 삶으로 다시 나아갈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다른 이들이 그런 감옥 같은 조직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 탈출 상담가로서 사이비 종교가 만들어내는 사회문제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결국 하산의 재교육 과정이 이처럼 설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몇 년 전 통일교 입문과 세뇌 과정에서 그랬듯 과거의 준거집단을 대체하는 새로운 준거집단, 가치, 목적의식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 스티브 하산은 계속 자신의 이상에 헌신해왔습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이비 종교 탈출 상담가로 급부상해 자신이 사용하는 효과적 기법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이 기법은 사회의 영향력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서 얻은 통찰에 기조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통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늘 그렇듯 정보를 실제로 적용하려 할 때는 새로운 지식을 우리 삶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과학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그 지식이 우리를 위해 성공적으로 쓰일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그저 성공적으로 사용될 가능성만 남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