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학 :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 무의식적인 복종
1983년 7월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똑같은 복장을 한 2075쌍의 남녀가 문선명 목사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결혼 상대자와 초면이었습니다.
왜 생전 처음 본 사람과 결혼을 하게된 것일까요?
문 목사가 배우자를 직접 지정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문 목사의 추종자들이 그를 지상의 신성한 구원자로 여긴다는 점을 안다면 이런 히한한 명령에 복종하는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상에서 복종이 요구되는 명령을 내리는 주체는 정치 지도자, 군 지휘관, 경찰관, 고등학교 교장, 상점점장, 부모 등이 있습니다.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복종을 유도하는 권위의 힘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알아보자자 하였습니다.
당신은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연구자가 무고한 사람에게 고통스럽고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전기 충격을 주라고한다면 그 명령에 따를수 있겠습니까?
만약 따른다면 전기 충격을 받는 피해자가 뭐라고 말해야 연구자의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것인가요?
수십 년 전 스탠리 밀그램은 지역신문에 예일 대학교에서 '기억 실험'에 참가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내었습니다.
이 실험의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겪었습니다.
실험실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 (참가자로 위장한 연구자)를 소개 받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처벌이 기억에 미치는 효과를 조사한다는 설명을 들은 후, 참가자는 선생님 역할을 맡고 다른 참가자는 학습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참가자는 자신의 역할이 학습자에게 연속적으로 전기 충격을 주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때 학습자는 전에 심장 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적이 있는데 전기 충격을 받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하었습니다.
연구자는 전기 충격이 고통스럽기는 해도 "영구적 조직 손상은 없을 것"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연구자는 두 참가자를 데리고 옆방으로 가서 불안해 하는 학습자를 전기 의자처럼 생긴 소름 끼치는 장치에 묶었습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참가자는 실험실로 안내 받아 15~450볼트를 조절할 수 있는 위협적인 전기 충격장치와 마주하였습니다.
장치에는 단계별로 조절 레버가 4개씩 존재하였습니다.
단계가 높아질 수록 전기 충격기의 강도가 '약한충격', '보통', '강함' , '매우강함', '극심함' , '매우 극심함' , ' 위험(심각한 충격)' 까지 올라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435~450볼트로, 충격의 강도가 너무 심해 언어로 정확히 표현할 길이 없는지 섬뜩하게 'XXX'라고만 쓰여 있었습니다.
시작하기 전 참가자는 학습자가 어느 정도의 전기 충격을 받는지 가늠하기 위해 45볼트 정도의 불쾌한 전기 충격을 체험하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학습자가 기억 과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 충격을 주되 점점 강도를 높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참가자로 위장한 연구자는 실수할 때마다 전기 충격의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점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밷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헉'하는 소리를 내었다면 120볼트에서는 "아파요 그만해요!"라고 소리치고, 150볼트에서는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하였습니다.
만약 학습자가 이제 됐어요! 여기에서 나가게 해줘요. 심장이 안 좋다고 했잖아요. 지금 심장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단 말이에요. 제발 나가게 해주세요. 심장에 불편한 느낌이 들어요. 더 진행하기 싫습니다. 내보내 주세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당신은 계속 하겠는가, 아니면 그만 두겠는가? 그만두려 하면 연구자가 "계속하세요"라고 재촉하고, 그 말에 따르지 않으면 "실험 진행을 위해 계속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고,계속해서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연구자가 "반드시 계속해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마지막으로 "당신에게는 선택권이 없어요. 반드시 계속해야 합니다"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지시에 따라 계속 전기 충격을 주면 학습자가 점점 더 괴로워하며 필사적으로 호소할 것입니다.
결국 그가 새된 목소리로 장황하게 애원의 말을 내뱉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나가게 해줘요. 여기에서 나가게 해달라고요. 심장 상태가 좋지 않아요. 제발 나가게 해줘요. 여기에서 나가게 해줘요. 여기에서 나가게 해줘요. 당신들에게는 날 여기 붙잡아둘 권리가 없어. 나가게 해달라고! 나가게 해줘! 여기에서 나가게 해줘! 나가게 해달라고! 나가게 해줘!
이렇게 해도 참가자가 연구자의 지시에 저항하지 않으면 상황이 돌변하게 될것입니다.
한번 더 전기 충격을 주었을 때 학습자가 있는 방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것입니다.
학습자의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면 연구자가 거절하면서 이렇게 말할것입니다.
"무반응도 오답으로 치고 더 높은 단계의 충격을 주세요" 그토록 고통스럽게 소리를 내지르던 학습자는 '위험'과 'XXX'라고 스인 마지막 여덟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전기 중격을 주자 죽은 듯 조용하게 됬습니다.
참가자가 지시에 따라 충격의 강도를 450볼트까지 높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밀그램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일류 의과 대학의 정신과 의사 40명에게 실험 절차를 설명하고 결과를 예측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이들은 학습자가 반응을 멈춘 후에도 계속할 사람은 4% 이하이고 마지막 단계까지 충격을 가하는 사람은 0.01%밖에 안될 것이라고 예상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정신과 의사들은 권위에 복종하는 경향을 과소 평가 하였습니다.
학습자가 반응을 먼춘 후에도 전기 충격을 계속 가한 참가자는 75%안팎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그 연구의 '책임자'가 명령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희생자의 계속된 비명을 무시하고 그 뒤 이어진 불길한 침묵을 견뎌내면서 마지막 단계까지 강도를 올린 참가자가 65%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복종의 비율은 이후 연구자들이 밀그램의 실험을 채현했을 때도 그대로 높게 유지 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의 그토록 가혹한 행동이 권위의 영향이 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억눌린 공격성을 분출하려는 욕망 같은 다른 요소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우선 계속하라는 연구자의 지시가 없었다면 참가자들은 실험을 금방 그만두었을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하는 행동을 싫어했으며 희생자가 고통스러워 하자 괴로워 했습니다.
그만두게 해달라고 연구자에게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부탁을 거절 당하자 실험을 계속했으나 그 과정에서 부들부들 떨고, 땀을 흘리고, 말을 더듬으며 희생자를 내보내 달라고 부탁하고 항의했습니다.
이런 사실 말고도 밀그램은 연구 결과를 권위에 복종하는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나중에 수행한 실험에서 그는 연구자와 희생자의 대사를 바꾸었습니다.
즉 , 이번에는 연구자가 참가자에게 전기 충격을 중단하라고 말하고, 희생자가 배짱 좋게 계속하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결과는 말할 필요도 없이 명백했습니다.
동료 참가자가 실험을 계속 하라고 요구한 경우에는 참가자 100%가 더 이상의 전기 충격을 주기를 거부하였습니다.
참가자의 주된 동기가 권위에 복종하려는 성향이 아니라 공격적 에너지의 분출이었다면 이러한 결과는 나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밀그램의 복종 실험에서 드러나듯,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실질적 권위를 발휘하지 않는 연구자의 명령에 따라 심장병 환자에게 조차 고통스러운 전기 충격을 가했습니다.
이로 미루어보면 군인들이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사이비 종교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권위자의 지시에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상이 그리 놀랍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복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복종을 비롯해 다른 형태의 사회적 영향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일까요?